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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익어가는 시간"
2025-07-11 15:49:56
관리자
조회수   9

요즘 날씨가 부쩍 더워졌습니다. 잠깐만 외출해도 이마와 등에 땀이 맺히고, 습기 섞인 공기가 피부에 달라붙는 듯 무겁게 느껴집니다. 차가운 물 한 잔이 그렇게도 달게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그러나 여름은 확실히 우리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속에서 유독 계절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눈을 조금만 돌려 보면 시장이며 마트에는 복숭아와 자두, 옥수수와 수박 같은 여름의 제철 농산물들이 풍성하게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향이 입안 가득히 퍼집니다.

식물학자들에 따르면, 열매가 익는과정은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조건이 갖춰질 때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더위, 고온입니다. 복숭아나 포도 같은 여름 과일은 일정한 기간 강한 햇빛과 고온의 환경 속에서 당분을 빠르게 축적하며, 그 과육 속에 단맛이 깊이 배어듭니다. 기온이 낮으면 익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당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아 맛이 떨어집니다. 말하자면 열매가 단맛을 품기 위해선 반드시 어느 정도의 더위를 견뎌야 하는 것입니다.

신앙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믿음의 씨앗을 마음에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것이 열매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더위 같은 시련의 계절을 지나야 합니다. 기도해도 응답이 더디게 느껴질 때, 지독한 외로움으로 인하여서 마음이 무너질 때, 관계가 힘들고 미래가 막막한 날들, 이 모든 순간은 우리 삶의 '영적 여름'일 수 있습니다. 그 시기를 우리는 종종 지치고 낙심하는 시간으로만 생각하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을 통해 우리 안에 성령의 열매를 익혀가고 계십니다. 더위 없는 단맛이 없는 것처럼 시련 없는 진실한 믿음도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이 익어가는 데는 반드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시 지금 무덥고 버거운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까? 몸은 지치고, 마음은 가라앉고, 삶의 동력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계절이십니까? 그렇다면 꼭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우리가 지금 지나고 있는 이 더위 속에서 반드시 무언가를 익히고 계십니다. 겉으론 아무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속에서는 믿음의 당도가 오르고 있고 인격의 향기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땀이, 오늘의 인내가 내일의 열매가 될 것입니다. “때가 이르면 거두게 하시리라”(6:9).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 딱 맞는 때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낙심하지도 마십시오. 지금 이 더위는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더운 계절이 우리에게는 속이 꽉 차게 익어가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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