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8월 말이 되어도 전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더위였습니다. 연일 35도 안팎을 넘나들던 햇살이었습니다. 그런데 9월이 되자 거짓말처럼 더위가 물러났습니다. 9월의 매직(Magic)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옵니다. 새벽바람은 차가울 정도입니다. 청명한 가을하늘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길가의 가로수를 유심히 보았더니 잎사귀의 색깔이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매일 지나다니느라 그날이 그날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가을이 들어서고 있었고, 그에 맞춰 자연만물도 한해의 결실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자연은 저마다의 색으로 아름답게 익어가며 한 해의 수고를 보상받는 듯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가을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하였습니다. 하늘은 높고 들판의 곡식은 익어가고 말들이 살찌는 계절입니다. 바로 이러한 계절에 우리도 바쁜 걸음을 멈추고 잠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아야 하겠습니다. 과연 우리의 삶과 영혼은 어떻게 익어가고 있는지 말입니다. 우리 영혼의 곳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연의 변화를 통해 영적인 교훈을 주고 계십니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여름 내내 땀 흘려 가꾼 농부만이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듯이,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한 해,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씨앗을 마음에 얼마나 깊이 심었으며, 기도의 눈물과 순종의 땀방울로 얼마나 정성껏 가꾸어 왔습니까? 세상의 분주함과 염려에 마음을 내어주느라 정작 우리 영혼의 밭은 메마르고 황폐해지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았는지요.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이라는 가라지가 마음 밭에 무성히 자라 말씀의 씨앗이 온전히 결실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지는 않았습니까? 이처럼 눈부시게 풍요로운 천고마비의 계절은 우리의 시선을 땅의 결실에서 하늘의 은혜로 향하게 합니다. 지금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우리의 영혼이 더욱 깊어지고 풍성해져야 할 ‘영적 추수’의 때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아름다운 가을에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일에 더욱 힘쓰시기 바랍니다. 잠시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고요히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의 자리로 더 깊이 나아가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십시오. 감사의 열매, 사랑의 열매, 온유와 절제의 열매를 풍성히 맺어 가십시오. 그리하여 우리의 가정이 회복되고 교회가 새로워지며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런 우리 모습을 보시고 하나님께서 흐뭇해하실 것입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그저 그런 가을로 보내지 마시고, 2025년 가을에는 영적으로 참으로 풍성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성도들이 꼭 되시기를 바랍니다.
제목 | 등록일 | 조회수 |
---|---|---|
"풍성한 가을" | 2025-09-12 | 19 |
"창립39주년 기념주일" | 2025-09-05 | 30 |
"다시 시작하는 계절" | 2025-08-29 | 34 |
"보이지 않는 전쟁" | 2025-08-22 | 45 |
"멈춤의 은혜" | 2025-08-16 | 53 |
"광복 80주년의 기도" | 2025-08-08 | 54 |
"휴가 잘 다녀오세요" | 2025-08-01 | 57 |
"존재는 어떻게 존재할까?" | 2025-07-25 | 80 |
"메아리의 법칙" | 2025-07-18 | 72 |
"익어가는 시간" | 2025-07-11 | 69 |
"맥추감사주일" | 2025-07-04 | 74 |
"영적 리모델링" | 2025-06-27 | 88 |
"애국애족의 신앙" | 2025-06-20 | 93 |
"필리핀에서 인사드립니다!" | 2025-06-13 | 96 |
"나눔실천주일" | 2025-06-07 | 10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