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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송년주일에 부쳐”
2025-12-26 14:38:49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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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년 5월 7일, 오스트리아 빈의 왕립 극장은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였습니다. 오케스트라단의 연주가 끝나자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큰 박수와 환호성을 울렸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영광의 주인공인 지휘자는 등 뒤에서 쏟아지는 찬사를 전혀 듣지 못한 채, 굳은 표정으로 악보만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지휘자는 바로 베토벤이었습니다. 그때 연주된 노래는 찬송가 64장 “기뻐하며 경배하세”의 원곡이자 인류 최고의 유산인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환희의 찬가>였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곡의 첫 연주회 때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베토벤은 아무것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청력장애를 앓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환희의 찬가>라는 찬란한 제목과 달리, 베토벤의 삶은 고통과 비극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겪은 아버지의 학대와 가난, 소년 가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은 그의 영혼을 짓눌렀습니다. 무엇보다 음악가에게 사형선고와도 같은 ‘청력 상실’이 서른두 살의 젊은 나이에 찾아왔을 때, 그는 깊은 절망의 늪에 빠져 두 번이나 유서를 작성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세상의 소리가 차단된 그 적막 속에서 그는 오히려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귀를 열었고, 자신의 비극을 불멸의 예술로 승화시키며 마침내 환희를 노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가 남긴 <환희의 찬가>는 단순한 음악을 넘어선 위대한 신앙의 고백입니다. “세상 사람들이여, 서로 축복의 포옹을 나누라! 저 별 너머에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가 계신다.”라고 외치는 합창은,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를 향한 용서이자 뒤틀린 운명마저 껴안으려는 화해의 손짓이었습니다. 이 곡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때와 민주화의 현장마다 울려 퍼졌던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고통 중에 신음하는 영혼들에게 “그래도 삶은 찬양할 가치가 있다”고 웅변하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다사다난했던 2025년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지난 일 년, 우리도 역시 베토벤처럼 예기치 못한 고난과 아픔의 시간을 통과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믿음으로 그 모든 순간을 잘 견디어 내셨고, 마침내 승리하여 오늘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고통의 심연에서 환희를 길어 올린 베토벤처럼, 2025년의 아픔은 다가오는 새해의 더 큰 기쁨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가오는 2026년, 하나님의 크신 은혜 안에서 모든 것이 다 형통할 줄로 믿습니다. 2026년도에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옹골차게 한 해를 믿음으로 잘 승리하시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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