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침향(沈香)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인기가 많은 약재 중 하나입니다. 널리 알려진 굵직한 건강식품 기업들이 앞다투어 침향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건강식품 코너에도 여러 가지 이름으로 침향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왕실 보약으로 등장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더니 이제는 홍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리미엄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침향에 대한 관심은 건강식품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여러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고가 향수에도 침향, 즉 '오우드(Oud)'가 핵심 원료로 쓰이면서 향수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침향은 뜨거운 이름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귀한 침향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침향은 열대 아시아의 밀림 속 침향나무(沈香木, Aquilaria)가 벌레에 파먹히거나 폭풍에 꺾이는 등 깊은 상처를 입었을 때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나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상처 난 자리에 특별한 수지(樹脂)를 분비합니다. 이 수지가 나무 내부의 균류와 만나 오랜 세월 동안 천천히 굳어가며 마침내 침향이 된다고 합니다. 나무가 자신의 상처를 덮으려고 몸부림치는 사이에 세상에서 가장 귀한 향기가 빚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침향이 형성되기까지는 최소 수십 년, 때로는 백 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처가 깊고 고통의 시간이 길수록 침향의 품질이 더욱 높아집니다. 가장 값비싼 침향은 가장 큰 상처를 가장 오랫동안 견뎌낸 나무에서 옵니다. 상처가 깊고 기다림의 시간이 길수록 향기가 더욱 그윽해집니다. 상처와 고통이 없는 나무는 평범한 목재로 생을 마칩니다. 반대로 상처가 많은 나무의 최상급 침향은 금보다 더 귀한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많은 사람이 침향을 찾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 향기가 품고 있는 이야기, 즉 상처가 향기가 되는 역설 앞에서 무언가를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요. 상처는 나무를 망가뜨린 것이 아니라 나무 안에 잠들어 있던 가장 귀한 것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렇게 고백하였습니다. "우리가 잠시 받는 환난의 경한 것이 지극히 크고 영원한 영광의 중한 것을 우리에게 이루게 함이니"(고후 4:17). 침향나무가 오랜 기다림 끝에 그윽한 향기를 품었듯이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고난을 통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향기를 빚어가고 계십니다. 고난의 한가운데서는 하나님이 무엇을 만들고 계신지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을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내어드리면 우리의 상처는 반드시 누군가의 삶을 살리는 향기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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