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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칼럼

"상록수"
2026-06-06 06:40:55
관리자
조회수   29

산과 들의 나무들이 계절에 따라 잎을 떨구는 동안에도 한결같은 푸름을 유지하는 나무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상록수라고 부릅니다. 상록수는 특정한 나무의 이름이 아니라 식물의 생존 전략을 가리키는 생태학적 용어입니다. 소나무, 전나무, 잣나무, 측백나무 등이 대표적인 상록수에 속합니다. 흔히 상록수는 잎이 떨어지지 않는 나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상록수 역시 오래된 잎을 떨어뜨립니다. 다만 낙엽수처럼 한 계절에 모든 잎을 떨구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순차적으로 잎을 교체하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푸르게 보이는 것입니다.
상록수의 푸른 잎에는 혹독한 환경을 견디기 위한 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대부분의 상록수는 바늘 모양 또는 비늘 모양의 잎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잎의 표면적을 줄여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입니다. 또한 잎 표면에는 큐티클이라 불리는 두꺼운 왁스층이 발달해 있어 강한 바람과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합니다. 일부 침엽수는 세포 내 당분 농도를 높여 겨울철 결빙을 방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적응 능력 덕분에 상록수는 기온이 낮고 토양의 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광합성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시편 92편에 의인으로 비유된 종려나무와 백향목 역시 상록수입니다. 종려나무는 광야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상록수이며 뜨거운 햇볕과 메마른 환경에서도 잘 자랍니다. 사막의 강렬한 열기와 물 부족 속에서도 생명력을 이어 가는 비결은 깊고 넓게 뻗은 뿌리와 효율적인 수분 관리 능력에 있습니다. 한편 백향목은 레바논의 높은 산지에서 자라는 상록수이며 차가운 겨울과 거센 바람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백향목은 사철 푸른 잎을 유지할 뿐 아니라 수백 년을 살아가며 웅장한 수관과 굵은 줄기를 형성합니다. 척박한 산지에서도 깊고 넓게 뿌리를 내려 강풍에 맞설 수 있도록 적응해 온 덕분입니다.
상록수의 푸르름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뜨거운 여름과 차가운 겨울을 지나며 거센 바람과 메마른 시간을 견디며 조금씩 자라난 결과입니다. 우리의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보일지라도 하나님 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쌓여 결국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모습으로 빚어져 갑니다. 계절은 바뀌어도 상록수의 푸르름은 남아 있습니다. 우리 또한 하나님께 깊이 뿌리내린 사람으로서 어떤 시간 속에서도 그분 안에서 푸르름을 잃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종려나무와 백향목처럼 생명력 있고 번성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며 살아가시는 성도님들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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