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산길을 걷다 보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풍경이 있습니다. 깎아진 절벽의 차갑고 단단한 바위틈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모습입니다. 흙이라고는 먼지처럼 얇게 쌓여 있을 뿐이고, 비가 내려도 물은 금세 흘러가 버립니다. 여름에는 뜨거운 햇볕을 받고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을 견뎌야 합니다. 그런데도 절벽의 소나무는 해마다 푸른 가지를 넓혀 갑니다. 사람들은 그런 나무를 보며 강인한 생명력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소나무를 바라볼수록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저 나무는 스스로의 강인함으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돌봄이 있었기에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바위틈에 스며든 빗방울과 햇살, 눈에 보이지 않는 손길이 오랜 시간 그 생명을 살려낸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보며 “참 강한 사람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말 강해서 여기까지 온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남몰래 흘린 눈물이 있었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외로움과 포기하고 싶었던 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하루를 살아낼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의 의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위로와 예상하지 못한 도움의 손길, 무엇보다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을 돌아볼수록 감사는 성공이 아니라 은혜를 깨닫는 데서 시작됩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하나님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넘어질 때는 붙드시고 길을 잃었을 때는 기다려 주시며 메마른 마음에는 다시 소망을 심어 주셨습니다. 가장 큰 기적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오늘도 살아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인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평범한 오늘은 하나님의 신실하신 돌보심이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낼 힘을 주시고 다시 웃게 하시며 내일을 기대하게 하시는 것, 그것이 하나님의 살려주심입니다.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며 바위틈의 소나무를 떠올려 봅니다. 좋은 환경이어서 푸른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은혜가 끊이지 않았기에 푸르름을 지킨 나무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바위틈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오늘의 환경보다 우리를 붙드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신뢰하시기를 바랍니다. 그 손길을 의지할 때 우리의 삶도 어떤 환경 속에서든 다시 푸르름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생명의 은혜 가운데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진실로 하나님은 우리를 살려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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